讀者生存 (독자생존 : 논문 읽어야 산다) - KAIST 류호진 NQE484 참고자료 01

1. 왜 논문을 읽어야 하는가? 논문은 인류가 쌓아올리는 첨단 지식의 보고이다.

2. 왜 논문을 잘 읽어야 하는가? 논문을 잘 쓰려면 먼저 논문을 잘 읽어야 한다.

3. 논문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논문을 읽는 법을 터득해야 연구를 잘 할 수 있다

학부생들은 학점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대부분 대학원생들은 학점 보다는 논문을 써야한다는 부담을 항상 지니고 있다. 본인이 연구한 결과들이 논문으로 출판되면 졸업 요건을 만족시켜 학위를 받는 것이 수월해질 수 있으며, 또한 얼마나 좋은 국제학술지에 게재되는 지가 취업과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대학생 때 수강한 학부 강의에서 실험 보고서나 에세이를 써서 제출해 본 경우도 있겠으나, 학술 논문은 보고서나 에세이와는 매우 다른 체계와 수준을 가지고 있다. 대학원에 들어와서 처음 논문을 쓰게 되는 학생들은 논문 작성에 어려움을 겪거나, 연구실 선배나 지도교수의 많은 조언과 첨삭 지도를 필요로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찾아보면 연구 논문 관련 글쓰기에 대한 강의도 많고, 논문 작성법에 대한 책도 제법 많은 편이다.

한편으로는 의문이 든다. 일련의 강의를 통해 논문을 쓰는 기법을 배우고 나면 좋은 논문을 쓰게 되는 것인가? 물론 서론, 방법, 결과, 토의, 결론으로 이어지는 형식은 따라할 수 있겠으나, 흥미를 유발하는 독창적 문제 제기, 깊이 있는 체계적 분석, 그리고 철저한 검증에 의한 탄탄한 결론을 논리적으로 연결한 매끄러운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쓰느냐를 논하기 보다는 어떻게 읽느냐가 올바른 출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읽는 참고 문헌에서 단순히 정보만 얻을 것이 아니라, 저자의 발상, 논리, 그리고 과학기술의 방향을 음미하고 체득할 수 있다면, 우리가 쓰는 논문의 폭과 깊이도 날마다 조금씩 자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논문 작성법 또는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강의와 교재는 넘쳐나는 반면, 논문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것 같다. 오래전 강의 시간에 어느 교수님께서 “논문의 행간을 읽어라”라고 말씀해주셨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지만, 대학원생이었던 나에게 논문 읽기란 논문 작성에 필요한 참고 문헌을 열심히 수집하는 정도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제는 학생들은 가르치는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논문을 잘 읽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지 고민하게 된다. 새로운 연구 분야의 첨단 지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수십 편의 핵심 관련 논문을 단기간에 읽고 정리해서 결론을 내야 하는 데 처음 연구를 시작한 학생들은 일주일 내내 중요하지 않은 논문 한편을 붙잡고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공학도를 위한 영어작문법” 강의를 통해 논문 작성과 발표에 대해서 가르치겠지만, 논문 읽는 법에 대해 도움이 되는 간단한 참고자료를 매주 작성하고 KLMS와 연구실 게시판에 올려서 공유하고자 한다. 부족하나마 학생들이 논문을 왜 읽어야 하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알기 쉽게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어떤 질문도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