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者生存 (독자생존 : 논문 읽어야 산다) - KAIST 류호진 NQE484 참고자료 07

많이 읽는 수밖에 없지 않나요?

논문 읽는 데 과연 뾰족한 수가 있을까? 그저 많이 읽는 것 말고 다른 방도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논문을 많이 읽으면 안 읽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고, 읽다보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스스로 깨우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독서백편의자현 (讀書百遍義自見) 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하지만 우리 동네가 알아서 많이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 하고 넘어갈 정도로 여유롭지는 않다. 왜 많이 읽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가?

시간이 없다. 학생들도 강의 듣고, 실험 하고, 과제 보고서 준비하고, 학회에 참석하다 보면 벌써 금요일 오후 랩 세미나 시간이다. 학술지에 투고해야 할 논문 초안도 몇 주째 밀려있을 것이다. 닥치는 대로 아무 논문이나 무작정 읽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읽어야 할 논문을 놓친다. 전에 이야기한 바와 같이 꼭 읽어야 할 논문과 안 읽어도 되는 논문이 있다. 무조건 많이 읽으려고 하면 꼭 읽어야 할 논문에 집중할 시간이 줄어드는 셈이다. 내가 한 편 읽는 중에 관련 논문이 열 편, 백 편 새롭게 출판되고 있다. 꼭 읽어야 하는 논문을 골라내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할 필요가 있다.

남는 것이 없다. 설령 시간을 내서 논문을 읽더라도 남는 것이 없을 수 있다. 몇 가지 정보는 얻을 수 있겠지만, 정보를 지식으로 변화시켜주는 과정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논문 읽기는 연구자의 발전에 기여할 수 없다. 단순한 정보만을 얻기 위해서 논문을 읽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왕 시간을 투자할 거라면 내 연구에 적용할 수 있는 방향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데까지 가야 하지 않을까?

그럼 논문을 어떻게 읽어야 한다는 말인가?

연구자로서 행복한 시간 중 하나는 논문을 읽다가 안 풀리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참신하고 기발한 착상을 얻은 날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논문을 읽다가 “스파크”가 발생하듯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을 기대하며, 논문 읽기를 위한 “스파크”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SPARC는 다음 단어의 약자이다. 아쉽게도 spark는 아니다.

Story, Purpose, Application, Recording, Critical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