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者生存 (독자생존 : 논문 읽어야 산다) - KAIST 류호진 NQE484 참고자료 10

이 연재는 학술 논문을 효과적으로 읽기 위한 “스파크 SPARC”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SPARC는 Story, Purpose, Application, Recording, Critical Reading 다섯 단어의 첫 알파벳을 모은 약자이다.

논문 읽는 목적이 분명해야

시간이 남아 논문을 읽는 연구자는 없다. 모자란 시간을 쪼개서 논문 읽을 짜투리 시간이라도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대부분 과제 보고서나 논문 발표 마감 시간에 쫓기며 논문을 읽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논문 읽는 목적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읽어도 남는 것이 없게 된다. 논문 읽기를 시작하기 전에 다시 한 번 논문 읽는 목적을 점검해보자.

연구 배경 스토리를 알기 위해 읽는가?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는 그 분야의 연구 배경에 대해 생소한 상태에서 시작하게 된다. 이럴 땐 논문 한편을 붙잡고 처음부터 끝까지 씨름하며 읽는 것은 투입한 시간 대비 효율이 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최근 논문의 Introduction 부분을 차분히 읽으며 나름대로 스토리를 우선 정리해 보자. 관련 분야 연구자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지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 편의 논문만으로는 편향되거나 부분적인 스토리가 될 수 있으니 여러 그룹에서 나온 논문들을 교차 비교하며 균형 잡힌 스토리를 완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면 이미 주제별로 정리된 총설 (Overview, Review) 논문을 읽는 것이 신속한 개념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연구를 왜 해야 하는 지 스스로 확신이 생길 때까지 찾아보자.

정보를 얻기 위해 읽는가?

단순한 숫자 정보 또는 계산 또는 실험 방법을 얻기 위해서도 논문을 참조하게 된다. 우리가 수행하는 연구에서 사용할 데이터나 방법론의 근거자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면, 그 정보가 기술된 부분을 실제로 찾아 읽어보고 저자가 직접 얻은 결과인지 아니면 다른 논문에서 인용된 결과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자료만으로는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복수의 자료에서 동일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는지 검증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데이터만을 가져오기 보다는 그 데이터가 생산된 조건도 같이 확인하는 것이, 데이터들이 서로 불일치하는 경향이 발생할 경우 그 원인을 분석하는 데 유용할 것이다. 예를 들면 열처리 온도에 따라 결정립 크기가 증가해야 하는 데 감소하는 결과가 도출된다면 설명이 어렵겠으나, 사전 가공 처리를 한 조건을 확인해 놓았을 경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유사한 연구 결과를 내기 위해 읽는가?

연구 논문은 다른 연구자들이 따라했을 경우 같은 결과를 재현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논문이 전자제품 매뉴얼처럼 친절하게 작성된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예전 논문에 기술된 방법들은 생략되는 경우가 많고 단지 참고문헌만을 제시할 뿐이다. 논문 읽느라 참고문헌 찾기를 미루지 말고 이해하기 쉬운 논문이 나올 때까지 꼬리를 물고 참고문헌을 찾아보자.

답을 기대하며 읽는가?

연구를 하면서 설명할 수 없는 결과,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이 생기면 최후의 보루로서 만족할만한 설명과 답을 기대하며 논문을 찾게 된다. 이럴 땐 저자가 논문에서 말하는 핵심이 뭔지 물으며 읽어야 한다. 결론에서 핵심 주장을 명백히 기술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우선 Conclusions 부분을 보자. 명백하지 않은 가설이나 추정은 Discussion 부분에 슬며시 감추어져 있을 수도 있다.

여러 번 강조했지만 논문 한편 전부를 읽고 있을 시간은 없다.

본인의 목적에 맞게 필요한 부분만 우선 읽고 머릿속에 스토리, 개념, 기본 데이터를 장착한 후 다른 참고문헌으로 갈아타야 한다. 그러다보면 정말로 날 잡아서 전부를 정독해야 할 아름다운 논문 한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논문 저자에게 마음속으로 물어보자.

So what? 말하고 싶은 핵심이 뭡니까?